정보 기술과 같은 새로운 기술이 사회나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어떻게 보고 있는가?
최대의 영향은
의식의 변화이다.
산업혁명에 있어서 철도가 거리를 단축시킨 것처럼 정보혁명에서는 인터넷, 특히 전자상거래가 거리를 없앤다. 산업혁명에서 철도가 낳은 심리적인 지리를 통해 인간은 거리를 정복했다. 전자상거래가 낳은 심리적인 지리에 의해 거리는 사라졌다. 더 이상 세계는 하나의 경제, 하나의 시장밖에는 없다.
전자상거래 시대에 지역주의적 존재는 있을 수 없다. 물론 어디서 생산하고, 어디서 판매하며, 어떻게 판매할 것인가는 중요하다. 그러나 머지않아 그것들마저 의미를 상실하게 될 것이다. 이는 새롭고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변화이다. 니의 친구이자 어느 글로벌 기업의 CEO인 그는, 미국 시간으로 새벽 4시부터 매일 아침 전 세계의 매너저들과 30분 정도의 영상 회의를 열고 있다. 국내의 회사에서 회의를 하듯이 서로 얼굴을 보면서 회의를 하고 있다. 내가 “회의에서는 매일 어떤 중요한 일들을 결정하고 있는가?”라고 질문하자, 그는 “매일 특별히 무엇인가를 결정하고 있지는 않네. 다만 기업의 전체적인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회의를 하고 있는 것이라네”라고 대답했다.
지금부터 20년 전에는 그런 일은 행해지고 있지 않았다. 기술적으로도 할 수 없었다. 그런 니즈와 그런 기술의 어느 쪽이 먼저 생겨났는지는 나 역시 알지 못한다.
정보혁명은 조직에 어떤 변화를 요구하는가?
중요한 것은
의소소통이라는 의미에서의 커뮤니케이션이다.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지려면
정보와 의미, 이 두 가지가 필요하다. 도쿄의 직원, 베이징의 직원, 캘리포니아의
직원들이 서로 마음이 통해야만 한다.
서로의 생각을 알고 있는 일이 정보를 커뮤니케이션으로 전환하는 촉매이다.
그리고 큰 역할을 담당하게 된 것이 정보기술의 하드웨어이며 소프트웨어이다. 여기서 이론과 기술을 익힌 테크놀로지스트가 정보화의 인프라로서 큰 역할을 수행한다. 산업혁명에도 제임스 왓트만으로는 큰 일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산업혁명이 산업혁명 다울 수 있었던 것은 영국의 공구 제작자라는 테크놀로지스트가 이미 탄생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정보에 관해서는 큰 변화가 닥칠 것이다. 왜나하면 아직 현재로서는 정보의 대부분은 조직이나 그룹 내부에 관련된 것이기 때문이다. 외부 세계에 관한 정보는 따로따로 존재한다. 기업을 비롯한 관청이나 대학, 병원, 기타
모든 조직에서 성과는 조직의 내부가 아니라 외부에 있다. 그 외부 세계에 관한 정보가 아직까지도 전혀 파악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외부의 경영 환경에 관한 정보에 정면으로 대응해 온 조직은 여전히 적다. 그것은 정보혁명의 본무대가 이제부터라는 것을 의미한다.
일본 기업의 경우를 보더라도 훌륭한 정보 시스템을 갖고는 있지만 그 속에 들어 있는 것은 대부분 조직 내부의 정보이다. 더구나 과거에 관한 정보이다. 가장 중요한 시장이나 경영 환경이나 기술 변화에 관한 정보는 아직 파악되지 못하고 있다. 유럽과 미국의 기업도 같은 상황이다. 기업 이외의 조직도 그렇다. 오히려 입시 준비중인 젊은이들이 대학에 관한 정보를 모으는 데 이를 잘 활용하고 있다. 실은 조직 내부의 정보를 보더라도 지금 갖고 있는 것은 정보가 아니라 데이터에 지나지 않는다.
외부의 정보를 어떻게 입수할 지, 그것을 어떻게 사용할 지 하는 문제야 말로 우리의 최대의 과제이며 도전이다.
‘테크놀로지스트’라는 말을 자주 거론하는데, 당신이 생각하는 그 용어의 의의는 무엇인가?
문명을 만드는 것은 기술이며 테크놀로지스트이다.
지식노동자들 중에 지식노동과 육체노동의 양쪽을 사용하는 사람들을
테크놀로지스트라고 부른다. 그들은
지식노동을 할 의도가 있으며 교육과 훈련을 받은 사람들이다. 그들이야말로 선진국에서 유일하다고 해도 좋을 정도로 진정한 경쟁 요인이다. 오늘날 노동자들 중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테크놀로지스트가 되어 간다. 그렇기 때문에 바로 기술의 경영이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이과 계통 사람이 경영을 이해하고, 문과 계통 사람이 기술을 이해하는 일이 중요하다. 나아가 테크놀로지스트의 생산성을 어떻게 향상시킬 것인가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지식과 노동과의 관계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첫 번째 단순 육체노동에 관해서는 1880년부터 1929년 사이에 생산성 향상 방법이 정리되었다. 테일의 과학적 관리법, 전사적 품질관리, 산업공학 덕분이다. 그 후 오늘날까지 육체노동의 생산성은 50배로 신장되었다. 따라서
20세기 경제 발전은 과학적 관리법에 의한 육체노동의 생산성 향상에 의해 초래된 것이며 테일러의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테일러는 노동에 지식을 적용한 최초의 사람이었다. 문명을 만든 것은 기술이며 기술이야말로 문명의 변혁자라는 것이다.
원래 지식이라고 여겨지는 것은 그것이 지식이라는 것을 행위로 증명해야 한다. 오늘날 우리의
지식이라는 것은 내일의 행동을 위한 정보, 성과에 초점을 맞춘 정보다. 더구나 지식은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고도로 전문화되지 않으면 안된다. 지식과 기술에 관련된 이 변화이야말로 지식의 역사상 최대의 변화이다. 체계가 기술을 방법론으로 바꾸었다. 그러한 방법론은
개별적 경험을 보편적 체계로 바꾸었다. 기술로서 가르칠 수 있고, 배울 수 있는 것으로 바꾸었다.
일반 지식으로부터 전문 지식으로의 중심 이동이 새로운 사회를 창조하는 힘을 지식에 부여한다. 지식노동의 생산성 향상, 더구나 그 비약적인 향상을 위해 몰두해야 할 때가 도래하였다.
출처 : ‘테크놀로지스트의 조건’(피터 드러커 지음) 의 에피로그 ‘피터 드러커와의 대화 : 새로운 기술은 세계를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가’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