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기본적인 명제

출처 : “경영의 지배”(피터 드러커 지음) 의 19장 “다음 사회(Next Society)” 중


1970년경부터 기업에 대한 기본 가정이 바뀌에 다음과 같은 명제가 되었다.

1. 생산 수단은 지식이고, 그것은 지식근로자들이 소유하고 있으며, 휴대하기가 쉽다. 지식근로자들은 화폐자본의 공급자들과 마찬가지로 많은 자본을 공급한다. 지식근로자와 화폐자본 공급자는 서로 의존한다. 이 점이 바로 지식근로자를 동등한 동반자 또는 파트너로 만들어 준다.
2. 많은 근로자들이, 어쩌면 다수의 근로자들이 여전히 풀타임 근무를 하고 있을 것이고, 거기에서 봉급은 그들의 유일한 혹은 주 수입원일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 조직에 근무하는 사람 가운데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풀타임 근무 종업원이 아니라 시간제나 임시직 노동자 혹은 컨설턴트나 용약 계약자로 일할 것이다. 
3. 거래 비용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항상 한계점에 있었다. 기업은 최대한 통합을 추구해야 한다는 경영의 낡은 격언은 현재 거의 완벽하게 파기되었다. 그 한 가지 이유는 어떤 활동에 필요한 지식이 고도로 전문화 되었기 때문이다.

   지식은 점점 더 값이 비싸게 매겨지고, 한 기업 내에 모든 주요한 사업을 수행하기에 충분할 정도로 많은 지식을 보유하는 것 역시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그리고 지식은 끊임없이 사용되지 않으면 순식간에 쓸모 없어지고 말기 때문에, 기껏 간헐적으로만 사용 되는 지식을 조직내에 보유하는 것은 비효율적인 기업이 되는 지름길이다. 

4. 최대한 통합이라는 개념이 더 이상 필요 없게 된 두 번째 이유는, 커뮤니케이션 비용이 너무도 빠르게 하락해 무시할 정도가 되었기 때문이다.

   커뮤니케이션 비용이 하락하기 시작한 시기는 정보혁명이 일어나기 훨씬 전이었다. 아마도 가장 큰 이유는 재무제표 독해력(business literacy)의 향상과 확산이라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오늘날에는 인터넷과 전자우편이라는 새로운 정보혁명이 커뮤니케이션에 드는 물리적 비용을 사실상 없애 버렸다. 이것은 가장 생산적이고도 가장 수지맞는 조직 구성 방법이란 분리해체임을 의미한다. 

5. 오늘날 고객은 정보를 가지고 있다. 아직까지 인터넷에는 사용자가 찾고자 하는 것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해주는 전화번호부와 같은 기능은 없다. 인터넷은 여전히 여기저기를 탐색하도록 요구한다. 하지만 정보는 웹 사이트 어딘가에 들어 있으며, 얼마간의 수수료를 내면 정보를 찾아주는 검색 회사들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정보를 갖고 있는 사람은 누구든 권력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권력은 고객에게로 이동하고 있는 중인데, 그것은 또 다른 기업이건 아니면 최종 소비자이건 간에 관계는 없다. 특히 그것은 공급자, 즉 제조업체들이 판매자로서의 역할을 마감하고 그 대신 고객을 위한 구매 대행자가 되리라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현상은 이미 일어나고 있다.
6. 마지막으로, 이제는 고유한 기술이란 게 별로 없다. 점점 더, 어떤 산업에 필요한 지식은 종종 그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익숙하지 않은 전혀 다른 몇몇 기술로부터 나온다.

   전화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 가운데 광섬유 케이블에 대해 아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그 기술은 유리회사인 코닝(Corning)이 개발했다. 미국의 재정은 신용카드와 CP[commercial paper : 신용도가 높은 우량기업이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목적으로 발행하는 단기의 무담보 단명어음]에 의해 완전히 바뀌었는데, 둘 중에 어는 것도 전통적인 은행업에서 온 것이 아니었다. 위대한 산업연구소들 가운데서도 단연 생산적이었던 벨 연구소가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개발한 주요 발명품 중 절반 이상은 주로 전화산업 이외의 분야에 적용되었다.
   지난 50년간 벨 연구소의 발명품 중에 가장 의미 있는 것은 현대 전자산업을 개척한 트랜지스터였다. 하지만 벨 연구소는 그 혁신적인 새로운 새로운 발명품의 용도를 거의 찾지 못했기 때문에 그것을 원하는 회사들에게 사실상 공짜로 줘 버렸다 – 그것이 바로 소니와 일본 기업들을 가전제품 산업에 뛰어들도록 했다.